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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 '에드워드 리 셰프' 요리가 아닌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다

by 경제이슈왕조푸짐 2024. 10. 15.

한번 상상해 보세요. 한 사람이 요리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또 그 정체성을 세상과 나누는 과정을요. 요리라는 건 단순히 재료를 다루는 기술일까요, 아니면 그 사람의 삶, 문화, 그리고 영혼을 담아내는 예술일까요? 이 질문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 바로 에드워드 리입니다.

에드워드 리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최근 많은 주목을 받은 요리사입니다. 그의 요리는 단순한 음식을 넘어서는 의미가 있죠. 한국의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 요리사'에 출연한 그는 뛰어난 요리 실력과 더불어,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인생을 풀어내며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그가 보여준 건 단순한 요리 기술만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그동안 어떻게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또 그 정체성을 요리로 표현했는지, 그의 삶과 철학이 요리에 녹아들어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자란 한국계 셰프, 에드워드 리

에드워드의 이야기는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 가면서 시작됩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며 자랐습니다. 아침에는 유대식, 점심에는 피자, 저녁에는 인도 음식을 먹는 등 여러 나라의 음식을 섞어 먹으며 자랐던 그의 어린 시절은 그의 요리에 큰 영향을 미쳤죠. 그에게 있어서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가 아니었습니다. 음식은 그가 자라온 환경과 문화,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여정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처음 요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어릴 적 할머니로부터 받은 가르침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할머니는 그에게 “미국 음식을 먹으려면 스스로 해먹어라”라고 말했고, 에드워드는 그때 처음으로 요리를 해보며 성취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 작은 경험이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이후 그는 본격적으로 요리의 길을 걷게 되죠.

한국과 미국 사이에서의 정체성 찾기

하지만 그의 인생은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란 그는 자신이 한국인인지, 미국인인지 끊임없이 혼란을 겪었습니다. 이민자로서, 두 문화 사이에서 갈등을 느끼며 살아갔던 에드워드는 이 정체성을 요리를 통해 풀어내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흑백 요리사’에 참가하며 스스로에게 한 가지 규칙을 세웠습니다. "내가 잘하는 요리는 절대 하지 않고, 오직 한국 베이스의 요리만 만들겠다"라는 것이었죠. 이 규칙은 그에게 도전이자,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하나의 여정이었습니다.

그가 보여준 요리 중 가장 상징적인 것은 참치 비빔밥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비빔 인간"이라고 표현했어요. 한국과 미국, 두 문화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섞이며 자신을 찾기 위해 노력한 과정을 비빔밥에 비유한 것이죠. 비빔밥처럼 여러 재료가 섞여 새로운 맛을 내듯, 그의 정체성도 두 문화를 융합해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가 요리를 통해 스스로를 탐구하고, 또 표현하는 방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떡볶이와 어머니, 그리고 한국의 정

'흑백 요리사'의 경선 과정 중에 그는 특별한 요리를 선보였습니다. 바로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인 떡볶이였죠. 이 떡볶이는 단순한 요리가 아니었습니다. 어릴 적 그의 어머니가 자주 해주시던 소울푸드였고, 그에게는 한국인의 정(情)을 담아낸 음식이었습니다. 그는 떡볶이를 통해 한국의 따뜻한 정서를 표현했고, 자신이 한국인으로서 느낀 정체성과 감정을 담아냈습니다. 이 요리는 에드워드가 어머니와 함께 나누었던 추억을 요리로 승화시킨 작품이었죠. 그에게 떡볶이는 어머니와의 추억이자, 한국의 본질을 표현하는 상징적인 요리였습니다.

그가 떡볶이를 통해 보여준 것은 단순한 요리 실력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한국인으로서의 자아미국인으로서의 자아를 모두 수용하며, 그 두 자아가 어떻게 융합되어 자신을 형성했는지에 대한 답을 내린 것이었습니다. 그는 미국에서 자라면서도 한국인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 했고, 이제는 그 두 자아가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마치 요리에서 다양한 재료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듯, 그의 삶도 그렇게 두 세계가 하나로 섞여가는 과정이었던 것이죠.

경쟁보다 중요한 것: 사람과의 연결

에드워드는 단순한 요리 경연 대회에서 우승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닙니다. 그는 요리를 통해 사람들과 연결되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고자 했습니다. 사실, 그는 이미 세계적인 요리 경연 프로그램인 아이언 셰프에서 우승을 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요리 실력으로만 보자면 이미 정상의 자리에 있던 그가, 이번에는 자신의 필살기 요리를 내놓지 않고 한국 요리를 선택한 것은 요리를 통해 정체성을 찾고, 세상과 소통하려는 깊은 열망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요리를 통해 한국의 발효 음식에 대한 깊은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실제로 그는 발효 음식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시에틀 국제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습니다. 그에게 요리는 단순히 승리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뿌리를 탐구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였습니다. 그는 요리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자신이 누구인지 세상에 알리고 있었습니다.

사회적 기여와 에드워드 리의 철학

에드워드 리는 단순한 요리사에 머물지 않습니다. 그는 사회적 기여를 통해 더 큰 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동안 그는 자신의 레스토랑을 무료 급식소로 전환해 어려운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또한, 그는 "더 리 이니셔티브(The LEE Initiative)"라는 비영리 단체를 설립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젊은 요리사 지망생들에게 무료로 요리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는 여성과 유색인종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요식업계에서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에드워드는 요리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요리를 통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그에게 요리는 단순한 생존의 수단이 아니라, 삶의 철학이고, 사람들과 연결되는 도구입니다.

요리로 찾은 두 자아의 융합

에드워드 리의 이야기는 두 자아가 하나로 융합되는 과정을 그린 삶의 요리입니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에서 자랐고, 두 문화 사이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오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요리였습니다. 그는 요리를 통해 자신을 탐구하고, 그 안에서 한국인으로서의 자아미국인으로서의 자아가 공존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에드워드는 단순히 요리 경연에서 우승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요리를 통해 세상과 연결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도구로 삼았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요리가 그저 재료를 다루는 기술이 아니라, 삶의 철학을 담은 예술임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결국, 에드워드 리는 요리사가 아닌 삶의 이야기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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